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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그린워싱은 기업이나 제품이 실제보다 환경에 더 이로운 것처럼 보이도록 알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사실과 다른 표현을 쓰는 경우는 물론, 개별 내용은 사실이더라도 받아들이는 쪽이 전체를 오해하게 만드는 경우까지 포함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 사안이 다른 위기와 구별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거짓 진술이 하나도 없어도 성립한다는 점, 그리고 문제가 되는 자료를 회사가 직접 만들어 공개해 두었다는 점입니다. 그린워싱은 회사가 하지 않은 일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한 말 때문에 발생하는 위기입니다.

거짓말의 문제가 아니라 격차의 문제입니다

실무에서 마주하는 그린워싱 논란의 대부분은 명백한 허위 진술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개별 문장은 사실인데 전체가 사실과 다른 인상을 만드는 경우에서 나옵니다.

재활용 소재를 일부 적용한 제품에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붙이는 경우, 포장재만 개선한 사실을 제품 전체가 환경에 이로운 것처럼 알리는 경우, 상쇄 크레딧 구매를 근거로 탄소중립을 표시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어느 문장도 거짓이 아니지만 받아들이는 쪽의 인식은 사실과 벌어집니다.

국내 규제도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은 2023년 9월 개정 시행되면서 판단 기준을 일곱 가지 원칙으로 정비했습니다. 표시·광고가 진실한지만 보지 않고, 그 표현이 제품의 어느 부분에 관한 것인지 명확한지, 전체 생애주기를 고려했는지까지 함께 봅니다.

원칙확인하는 것
진실성표현의 내용이 사실과 일치하는가
명확성무엇에 관한 표현인지 분명한가
상당성환경 개선의 정도가 의미 있는 수준인가
실증성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있는가
전과정성원료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했는가
구체성포괄적 표현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밝혔는가
완전성불리한 정보를 누락하지 않았는가
표. 환경 관련 표시·광고 심사의 일반원칙 —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지침 기준으로 정리

이 일곱 가지 가운데 기업이 가장 자주 걸리는 것은 뒤쪽 세 가지입니다. 전과정성, 구체성, 완전성은 회사가 무엇을 말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가를 묻기 때문입니다. 홍보 부문의 통상적인 검토 절차로는 걸러지지 않는 영역입니다.

규제의 대상이 광고에서 경영 메시지로 넘어왔습니다

그린워싱을 제품 광고의 문제로 다루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마련한 것도 제품이 아닌 기업 자신에 관한 표현을 다루기 위해서였습니다. 탄소중립 선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투자자 대상 자료, 채용 페이지의 문구가 모두 검토 대상이 됩니다.

국외 규제는 더 명확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유럽연합의 「소비자의 친환경 전환 역량 강화 지침」(Directive (EU) 2024/825)은 2026년 9월 27일부터 적용됩니다. 인증이나 검증 근거 없이 친환경, 지속가능 같은 포괄적 표현을 쓰는 것, 상쇄에 근거해 제품의 탄소중립을 표시하는 것, 자체 제작한 지속가능성 라벨을 붙이는 것이 금지 목록에 올랐습니다. 위반 시 해당 회원국 연 매출의 4% 이상을 제재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유럽에 제품을 내보내는 기업에게 이것은 규제 준수의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도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국제 규제가 금지한 표현은 국내 여론이 문제 삼을 때 그대로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논란은 몇 해 뒤에 옵니다

그린워싱에는 다른 위기와 다른 시간 구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위기는 사건이 발생하고 곧바로 논란이 됩니다. 그린워싱은 선언한 시점과 문제가 되는 시점 사이에 몇 년의 간격이 있습니다.

목표 연도를 제시한 탄소중립 선언, 특정 시점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재생에너지 전환율, 폐기물 감축 약속이 모두 그렇습니다. 발표할 때는 좋은 소식이고, 문제가 되는 것은 중간 점검 시점이나 목표 연도가 가까워졌을 때입니다. 그 시점에는 선언을 주도한 경영진이 회사에 없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그린워싱은 이슈 단계에서 감지하기가 특히 어렵습니다. 회사 안에서 이것을 위기요소로 인식하는 부서가 없기 때문입니다. 홍보부문은 발표를 마친 사안으로 분류하고, 환경 담당 부문은 이행 실적을 관리할 뿐 그 선언이 대외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는 보지 않습니다.

위기요소 진단에 회사가 과거에 대외적으로 한 약속을 항목으로 포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 이행되지 않은 공개 선언은 그 자체로 위기요소입니다.

대응은 해명이 아니라 목록에서 시작합니다

그린워싱 논란이 발생한 뒤의 대응 폭은 다른 위기보다 좁습니다. 문제가 된 표현을 회사가 직접 만들어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도, 오해였다고 설명할 여지도 크지 않습니다. 회사가 한 말이 그대로 증거입니다. 갑질 논란에서 증거가 회사보다 먼저 공개되는 것과 같은 구조이며, 다만 그 증거를 만든 쪽이 회사 자신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 영역의 위기관리는 발생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발생 이전의 정리에 가깝습니다. 평시에 확인해야 할 것은 셋입니다.

첫째, 대외에 나가 있는 환경 관련 표현을 전수 목록으로 만듭니다. 제품 표시와 광고에 그치지 않고 홈페이지, 보도자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자료, IR 자료, 전시 부스, 채용 페이지까지 포함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기 회사가 대외적으로 무엇을 약속해 두었는지 한 문서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 각 표현에 대해 실증 자료가 어디에 있고 누가 관리하는지 확인합니다. 실증할 수 없는 표현이 확인되면 논란이 생기기 전에 내리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대응입니다. 이미 지적을 받은 뒤에 내리면 그 행위 자체가 두 번째 기사가 됩니다.

셋째, 앞으로 나갈 목표 선언에는 경로와 시점을 함께 명시합니다. 목표만 있고 경로가 없는 선언은 발표 시점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행 시점에 반드시 문제가 됩니다.

위기관리의 전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해 왔는가를 묻는 것이라면, 그린워싱은 그 질문이 회사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대해 적용되는 경우입니다. 회사가 하겠다고 말한 것이 그 기준이 됩니다.

그린워싱 논란에서 회사를 곤란하게 만드는 자료는 언제나 회사가 스스로 만들어 공개해 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역의 위기관리는 문제가 생긴 뒤에 답을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문제가 될 말을 미리 찾아 정리해 두는 일에 가깝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 스트래티지샐러드 — 그린워싱이란 무엇인가 비교표. 항목: 진실성, 명확성, 상당성, 실증성, 전과정성, 구체성, 완전성
표. 환경 관련 표시·광고 심사의 일반원칙 —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지침 기준으로 정리. 위 표를 한 장으로 정리한 이미지입니다.

더 읽어 보실 자료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는 어떻게 다른가: 그린워싱 지적이 위기로 넘어가는 경계에 관한 것입니다.
이해관계자란 무엇인가: 그린워싱 여부를 판정하는 쪽에 관한 것입니다.
위기관리 시 포지션이란 무엇인가: 환경 관련 주장에서 회사가 설 자리를 정하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근거로 삼은 표준과 자료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 —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9월 1일 개정 시행, 일반원칙 7가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 부당한 표시·광고의 금지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제16조의10 — 환경성 표시·광고의 기본원칙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 — 환경부
Directive (EU) 2024/825 on empowering consumers for the green transition — 2026년 9월 27일 적용, 포괄적 환경 표현과 상쇄 기반 탄소중립 표시의 금지
위 규제와 지침을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격차의 구조, 논란의 시차, 평시 정리 항목으로 정리한 부분은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리입니다.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 수록 항목입니다. 작성: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같은 글이 필자의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2026년 9월 22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