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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국면에서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를 다루는 영역입니다. 위기관리의 한 부분이지 위기관리 그 자체가 아닙니다. 이 둘을 같은 말로 쓰기 시작하면 회사는 문제를 푸는 대신 설명하는 데 힘을 쓰게 됩니다.

자전거로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위기관리를 자전거에 비유해 왔습니다.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있어야 굴러갑니다. 둘 중 하나가 없으면 그 자전거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이 비유에서 자전거 전체가 위기관리입니다. 앞바퀴가 상황관리(situation management), 뒷바퀴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곧 커뮤니케이션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입니다. 두 바퀴가 균형을 맞추어 돌아야 자전거가 제대로 달립니다.

나머지 부품에도 자리가 있습니다. 핸들은 위기관리의 철학과 원칙과 전략이고, 안장은 위기관리 리더십이며, 프레임은 위기관리 조직과 체계입니다. 페달은 정무감각, 즉 여론을 읽는 감각입니다. 바퀴 두 개만 있고 핸들과 안장과 프레임이 없는 자전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계란으로 바꿔 말하기도 합니다. 계란 전체가 위기관리라면 노른자가 상황관리이고 흰자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노른자 없는 계란과 흰자 없는 계란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은 계란인지 묻는 질문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상황관리가 먼저입니다

상황관리는 행동에 기반한 대응입니다. 사고를 수습하고, 피해자를 돌보고, 제품을 회수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조사와 보상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 내부 교육을 강화하는 일이 여기에 속합니다.

적절한 상황관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뒤를 따르는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관리될 수 없습니다. 할 말이 없는 상태에서 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말은 대개 다음 기사의 소재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순서가 뒤집히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상황관리보다 먼저 나가는 것입니다. 조치가 정해지기 전에 발표가 나가면, 이후의 행동이 그 발표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때부터는 원래의 위기가 아니라 회사가 한 말이 새로운 위기가 됩니다.

그래서 무엇이 다릅니까

두 영역은 다루는 대상부터 다릅니다.

구분상황관리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다루는 것사실과 조치인식과 관계
주요 산출물회수, 보상, 재발 방지책, 조직 개편입장문, 기자회견, 대변인 메시지, 이해관계자 접촉
주관 부문사업·안전·품질·법무홍보·대외
성패 기준문제가 실제로 해결되었는가해결 과정이 정확히 전달되고 신뢰가 유지되었는가
실패했을 때위기가 지속되거나 확대됨오해와 불신이 쌓여 2차 위기가 생김
선후 관계원칙적으로 앞선다상황관리를 뒤따르며 함께 간다
표. 상황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구분 — 스트래티지샐러드

가장 큰 차이는 마지막 줄에 있습니다. 상황관리는 앞서고 커뮤니케이션은 뒤따릅니다. 다만 뒤따른다는 말이 나중에 시작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축은 처음부터 함께 움직이되, 무엇을 말할지는 무엇을 할지가 정해진 뒤에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말로 위기를 넘기려 할 때 생기는 일

위기관리를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것으로 여기는 회사는 위기가 오면 먼저 무엇을 말할지부터 논의합니다. 기자회견을 열지, 사과문을 낼지, 어떤 표현을 쓸지가 회의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은 사실을 바꾸지 못합니다. 회사에 불리한 사실이 존재한다면 어떤 표현으로도 그것을 없앨 수 없습니다. 잘 쓴 사과문은 잘 이행된 조치를 전달할 때만 효력을 가집니다.

커뮤니케이션 이벤트 한 번으로 위기관리를 대신하려는 시도가 특히 위험합니다. 기자회견 한 번, 사과문 한 장으로 국면을 끝내려 하면 그 자리에서 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을 때 훨씬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을 빼면 어떻게 됩니까

상황관리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도 절반만 맞습니다.

회사가 성실하게 조치하고 있어도 그것이 밖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위기 국면에서 침묵은 신중함이 아니라 은폐로 읽힙니다.

뒷바퀴가 빠진 자전거도 앞바퀴만 있는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두 바퀴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회사에 어느 쪽이 빠져 있는가를 묻는 것이 맞는 질문입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을 쓰는 법

첫째, 위기 회의에서 지금 논의가 어느 바퀴에 관한 것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조치를 정하는 자리인지 표현을 정하는 자리인지가 섞이면 둘 다 부실해집니다.

둘째, 발표 직전에 발표할 조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다시 확인하십시오. 존재하지 않는 조치를 발표하는 순간 다음 위기가 시작됩니다.

셋째, 두 축의 책임자가 각각 지정되어 있는지 보십시오. 한 사람이 둘을 겸하면 급한 쪽이 다른 쪽을 밀어냅니다.

넷째, 외부 자문을 받고 있다면 그 자문이 어느 바퀴를 다루는지 물어보십시오. 커뮤니케이션만 자문하는 곳에 상황관리까지 기대하면 위기 한복판에서 공백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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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 수록 항목입니다. 작성: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같은 글이 필자의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2026년 8월 27일 게재.